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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f Novel 2008. 5. 8. 12:34

0.

[하이. 난 K라는 곳에 있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하나씩 꿈을 가지고 오고 있어

그리고 그 꿈을 안고 모인 소년 소녀들은 남자와 여자가 되어가고 있지.

사람이 기르는 치어가 방류되기 전에 잠깐 머무는 곳과 비슷한 곳이라고 할까?

하지만 여기 이미 방류되었어야 하는 한 치어가 스스로를 묶고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를 할까 해.

무엇을 기다리냐고?

이야기를 하는 나조차도 그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 ]

- 9

2003년 봄이 오기전.

“안녕하십니까. K입니다.”

“들어가면 테이블 위에 번호표가 놓여 있을 거에요 그중에 두가지를 뽑고 질문에 답하면 됩니다.”

이곳은 어느 대학교 수험장이다. K는 이곳에 지원하고 처음와서 자신의 면접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있으면 그의 면접 이 시작된다. 그 옆에 서있는 한 학생은 면접을 돕고있는 학교의 재학생이다. 그는 K를 바라보며 이 고등학생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었다.

‘도데체 레이싱 자켓 같은걸 입고 대학교 면접장에 온건 무슨생각이지?’

“이름이 K라고요? 어쩌다가 여기로 온거에요? 이쪽 출신은 아닌거 같은데?”

“남쪽에서 왔습니다. 조금 멀긴하죠”

K는 지금 이 대학교에서 상당히 먼 곳에서 왔다. 그는 검정색과 빨강색 레이싱 자켓에 검정 청바지 차림이다. 그다지 대학교 면접과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다. 거기에 귀에 이어폰을 꼳고 음악을 듣는 중이었다.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기 전까지는..

“남쪽요 남쪽 어디요? 남쪽이라 할만큼 우리 나라가 큰건 아닐텐데?”

“G시에서 왔어요. 아 가까운데 말고 먼곳이죠”

“그래요 상당히 멀리 있는데 그곳에도 교대는 있지 않나요?”

“사실 그렇긴 하죠. 여기까지 온건 개인적인 이유기도 하구요.”

“K씨 들어오세요”

“시간이 됐군요 그럼. 입학식때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대화도중 K는 단 한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름이 방안에서 들려오자 그대로 방안으로 들어갔다. 같이 대화를 나누던 선배는 조금 기분이 상해 보였다. 그건 K가 조금 무뚝뚝해서 그랬을 지도.... 아니면 대화도중 자신에게 시선이 향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 그는 대화 도중 시선을 움직이지조차 않았다.

K는 방안에 들어가면서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면접실의 문은 닫히고 규정시간인 5분을 세배 넘기고 그제서야 문이 열렸다. 문이 열렸을 때 면접관들은 다소 흥분한 모습이였고 K는 들어갔을 때와 똑같은 표정을 가지고 나오고 있었다. 아까 대화를 나누던 학생과 눈이 마주치자 귀찮다는 듯 손을 들어 인사하고 그는 면접이 있던 강의동을 떠나 다시 G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걷기 시작한 그의 손에는 담배연기가 머물러 있었다.

Posted by 날반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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